눈은 외부 세계와 소통하는 가장 중요한 감각 기관 중 하나입니다. 특히 시력은 나이가 들어도 오랫동안 유지하고 싶은 기능이지만, 안타깝게도 나이, 생활습관, 질환 등의 영향으로 시력 저하나 안과 질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중 녹내장과 밀접하게 관련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안압 상승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안압이 높아지는 이유를 중심으로, 안압이란 무엇인지, 안압 상승의 원인, 관련 질환, 증상, 생활 속 관리 방법까지 자세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 안압이란 무엇인가요?
안압(안구내압, Intraocular Pressure, IOP)은 말 그대로 눈 속의 압력을 의미합니다. 우리 눈은 내부에 항상 일정한 양의 액체(방수, aqueous humor)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 방수의 생성과 배출의 균형을 통해 일정한 압력을 유지하게 됩니다.
정상적인 안압은 보통 10~21mmHg 범위 내에서 유지되며, 이 범위를 초과할 경우 고안압 상태로 간주합니다. 고안압은 녹내장을 비롯한 다양한 안질환의 위험 요소가 되므로, 눈 건강 관리를 위해 반드시 주기적인 안과 검진이 필요합니다.
2) 안압이 높아지는 이유 5가지
1. 방수 배출의 이상
눈 속의 방수는 섬모체에서 생성되어 전방을 통해 배출됩니다. 이때 배출 경로인 **섬유주(Trabecular meshwork)**나 **슈렘관(Schlemm's canal)**이 막히거나 좁아지면 방수의 배출이 원활하지 못해 눈 속에 액체가 고이면서 안압이 상승합니다.
이는 가장 흔한 고안압 원인 중 하나이며, 녹내장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2. 방수의 과잉 생성
방수는 눈의 영양 공급과 노폐물 배출을 위해 지속적으로 생성됩니다. 그러나 방수가 과도하게 생성되거나 배출 속도보다 생성 속도가 빨라지면 내부 압력이 증가하게 됩니다. 이 경우 눈이 뻑뻑하거나 무거운 느낌, 두통 등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3. 유전적 요인
안압 상승은 가족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특히 녹내장을 앓고 있는 가족이 있는 경우, 고안압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전적인 영향은 방수 배출 구조나 시신경의 내구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족력이 있다면 정기적인 안압 검사와 안저 검진이 필수적입니다.
4. 눈 외상이나 수술 후 합병증
외부 충격에 의해 눈의 구조가 손상되거나, 백내장 등의 안과 수술 후 방수 배출 경로가 좁아지는 경우에도 안압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특히 외상성 녹내장은 과거의 사고 이력과 관련이 깊어, 평소 무증상이라도 정기 검진이 필요합니다.
5. 스테로이드 약물의 장기 사용
스테로이드 성분이 포함된 점안제, 연고, 흡입제 등을 장기간 사용하면 안압 상승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이는 방수 배출 기능을 떨어뜨리거나, 배출 통로의 구조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의사와 상의 없이 자가로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사용하거나, 눈에 사용하는 연고를 과도하게 바르면 고안압 및 녹내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3) 안압 상승이 초래할 수 있는 질환
1. 녹내장
고안압의 가장 큰 문제는 **녹내장(Glaucoma)**입니다. 이는 안압 상승으로 인해 시신경이 손상되어 시야가 좁아지고, 방치할 경우 실명에 이를 수 있는 질환입니다.
녹내장은 초기 자각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안압이 높다고 진단된 경우에는 녹내장 진행 여부를 정밀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만성 개방각 녹내장은 진행이 매우 서서히 나타나지만, 비가역적인 손상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2. 시신경 유두 손상
안압이 오르면 눈 뒤쪽의 시신경 유두(시신경 머리 부분)가 눌리거나 변형되어, 시신경 섬유가 서서히 줄어들게 됩니다. 이는 시야 손상으로 이어지며, 중앙 시력은 오래 유지되지만 주변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3. 급성 폐쇄각 녹내장
방수의 배출이 갑자기 막히면 급성 안압 상승이 발생하여 심한 안통, 두통, 구토, 시야 흐림 등의 증상이 동반됩니다. 응급 상황이며, 치료가 지연되면 단시간 내에 시력을 잃을 수 있으므로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합니다.
4) 안압 상승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
안압이 높아도 대부분 자각 증상이 거의 없으나, 다음과 같은 변화가 있다면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합니다.
- 눈이 무겁고 뻑뻑한 느낌
- 두통이나 눈 주위 통증
- 가까운 곳을 볼 때 눈이 쉽게 피로해짐
- 시야가 흐릿하거나 번짐 현상
- 눈 안쪽의 압박감
-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 또는 시야 결손
이러한 증상은 단순 피로나 노안과 혼동될 수 있으나, 지속되거나 반복된다면 반드시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합니다.
5) 안압 관리를 위한 생활습관
1. 정기적인 안과 검진
안압은 자가 진단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1년에 1회 이상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 필요합니다. 특히 녹내장 가족력이 있거나 스테로이드 사용 이력이 있는 경우, 검진 간격을 더 좁히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2. 과도한 스마트폰·PC 사용 줄이기
장시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사용하면 눈의 피로와 함께 안압이 상승할 수 있습니다. 20~30분마다 휴식을 취하고, 먼 곳을 바라보며 눈의 긴장을 풀어주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3. 머리를 아래로 오래 숙이지 않기
머리를 아래로 숙이는 자세(요가의 역자세, 장시간 독서, 엎드려 자는 습관 등)는 일시적으로 안압을 높일 수 있습니다. 특히 녹내장 환자에게는 해롭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4. 균형 잡힌 식사와 적정 체중 유지
녹황색 채소(루테인, 제아잔틴 함유), 생선(오메가-3 지방산), 블루베리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음식은 눈 건강에 도움이 되며, 지나친 염분 섭취와 체중 증가도 피해야 합니다.
5. 흡연과 음주 줄이기
흡연은 혈관 수축과 혈류 감소를 유발해 시신경 손상 위험을 높이고, 음주는 일시적으로 안압을 떨어뜨릴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해롭습니다. 금연과 절주가 눈 건강에 기여합니다.
결론
안압이 높아지는 이유는 방수 배출의 이상, 유전적 요인, 약물, 외상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으며, 그 자체로는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방치할 경우 시신경 손상, 녹내장 등의 심각한 안과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정기적인 안과 검진과 함께 눈의 피로를 줄이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시력을 오래 유지하고 안압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핵심입니다. 안압이 높다고 진단받았다면 안과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적절한 조치와 치료를 병행해 눈 건강을 지켜나가시기 바랍니다.
